
EU 데이터법, 국내 데이터 거버넌스에 미칠 영향은?
작성일 : 이소현 September 4,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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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지난 10년간 데이터는 기업 경쟁력의 핵심 자산이 됐습니다.
문제는 이 데이터가 일부 대형 글로벌 기업의 클라우드·플랫폼에 집중되면서, 많은 기업이 자신이 만든 데이터를 자유롭게 옮기거나 활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됐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 부품을 만드는 한 제조기업이 있다고 해봅시다.
이 회사는 공장 설비에 IoT 센서를 달아 온도·진동·에너지 사용량 같은 데이터를 모읍니다. 그런데 이 데이터가 특정 글로벌 클라우드 업체 시스템에만 저장되면 문제가 생깁니다.
- 새로운 분석 솔루션을 도입하려 해도, 데이터를 다른 클라우드로 옮기는 데 큰 비용이나 제약이 발생하고
- 고객사·파트너와 데이터를 공유하려 해도 표준 형식이 없어 쉽게 전달하지 못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즉, 데이터를 만든 기업이 정작 데이터를 자유롭게 활용하지 못하는 아이러니가 생긴 것이죠.
EU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데이터 이동성과 개방성을 보장하는 EU 데이터법(EU Data Act)을 도입했습니다.
EU Data Act란?
EU Data Act는 유럽연합(EU)의 데이터 경제를 촉진하기 위해 제정된 규제로, 데이터 접근 및 사용에 대한 공정한 규칙을 정립하고, 특히 사물인터넷(IoT) 기기에서 생성된 데이터의 공유와 활용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 법은 개인 및 비개인 데이터의 접근, 사용, 공유를 명확히 규정하며, 데이터 경제의 공정성과 혁신을 촉진하고,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자 간 전환을 용이하게 하며, 상호운용성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비개인 데이터: 특정 개인을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식별할 수 없도록 처리된 데이터
뭐가 바뀌는 건데? 핵심 변화 정리
EU 데이터법은 개인정보를 넘어 비개인 데이터까지 관리 범위를 확장했습니다.
- 데이터 범위 확대: 개인정보 → 비개인 데이터까지 관리 영역 확장
- 정책의 이중 축: 보호 중심에서 보호 + 개방 균형 모델로 변화
- 표준화 강화: EU·OECD 등 글로벌 규범과 호환 가능한 정책 마련
- 투명성 강조: 데이터 흐름 공개 및 시민·소비자가 이해할 수 있는 거버넌스 구조 도입
클라우드 서비스의 핵심 전환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자는 사용자가 다른 제공자로 쉽게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하며, 2027년 1월 12일부터는 전환 및 데이터 추출 비용을 부과할 수 없습니다
(단, 제한된 비용 기반 예외는 허용).
EU 데이터법 국내 거버넌스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한국은 이미 GDPR과 유사한 개인정보보호법(PIPA)을 운영하며, EU로부터 적정성 승인을 받아 개인정보 이동은 자유롭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EU 데이터법은 비개인 데이터까지 범위를 넓히며, 데이터 관리가 이제 단순히 보호에 머무르지 않고 개방과 활용까지 포함하는 거버넌스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는 한국의 데이터 거버넌스에도 중요한 신호입니다.
- 앞으로는 개인정보뿐 아니라 서비스 로그, IoT 데이터, 기계 데이터 같은 비개인 데이터 관리 체계도 필요해질 수 있습니다.
- 데이터를 지키는 데에만 머무른 접근에서 벗어나, 앞으로는 이동성·투명성·표준화까지 함께 고려하는 제도 논의가 강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 국제 정합성을 유지하기 위해, 한국 데이터 정책도 개방형 거버넌스 모델로 진화할 수 있습니다.
*GDPR: *일반 데이터 보호 규정(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의 약자로, 2018년 5월 25일부터 시행된 유럽 연합(EU)의 개인정보 보호법
EU 데이터법은 특정 지역의 규제로 바라보기 보다는, 글로벌 데이터 거버넌스의 변화로 보면. 국내 데이터 거버넌스도 장기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 데이터 범위 확대: 개인정보 → 비개인 데이터까지 관리 영역 확장
- 정책의 이중 축: 보호 중심에서 보호 + 개방 균형 모델로 변화
- 표준화 강화: EU·OECD 등 글로벌 데이터 규범과 호환 가능한 정책 마련
- 투명성 강조: 데이터 흐름을 공개하고, 시민·소비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거버넌스 구조 도입
데이터 거버넌스의 다음 단계
EU 데이터법은 특정 지역만의 규제가 아닙니다.
데이터는 이제 “보호해야 하는 자산”을 넘어, 투명하게 공유되고 표준화된 방식으로 활용해야 하는 자산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EU만의 흐름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변화이며, 한국 데이터 거버넌스 역시 보호와 개방, 활용을 균형 있게 아우르는 방향으로 발전할 수밖에 없습니다.
EU 데이터법은 그 변화를 가장 잘 보여주는 대표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참고자료
- https://digital-strategy.ec.europa.eu/en/factpages/data-act-explained
- https://www.skadden.com/insights/publications/2025/06/eu-data-act
- https://www.deloittelegal.de/dl/en/services/legal/perspectives/ueberblick-eu-data-act.html
- https://www.loyensloeff.com/insights/news--events/news/eu-data-act-new-obligations-for-data-holders-of-connected-products-and-related-services/
- https://www.scl.org/eu-data-act-in-force-from-12-september-2025/